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
심순덕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덕없는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외할머니 보고 싶다.
외할머니 보고 싶다.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
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로
아!
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.
: 서술형 평가 중 5월의 시이다.
으으음, 처음에 이 시를 읽을 때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.
인터넷에 흔히 돌던 이야기같은, 시.
그러나 다시 읽을수록 생각나는 것은,
마치, 한 편의 노랫말 같다.
좀 오래되긴 했지만 god의 짜장면이 생각난다.
그 god 전성기때는 우리보단 한세대 앞이라 (그래도 팬은 많다) 내가 초등학생 때 나온노래이지만
대충 분위기가 비슷한듯.
그리고 특이 한 점은 구성이랄까.
이어지는 행끼리 띄어놓고, 이어지지 않는 행끼리 붙여놓고,
그리고 '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'라는 행은 운율 형성.
시를 보는 감각이 떨어지는 나에게는 이것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.
시험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나. ㅎㅎ (암기 시험이긴 하지만...)
'책속좋은글귀들。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양귀자 - 원미동 사람들 中 글귀 (0) | 2006.07.14 |
---|---|
서시 - 윤동주 <6월의 시> (0) | 2006.07.14 |
꽃의 이유 - 마종기 <4월의 시> (0) | 2006.07.14 |
사랑 1 - 김남주 <3월의 시> (0) | 2006.07.14 |
깃발 - 유치환 (0) | 2006.07.14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