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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- 심순덕 <5월의 시>

홍시91 2006. 7. 14. 00:48

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

 

 

 

심순덕

 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덕없는

 

 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.

 

외할머니 보고 싶다.

 

외할머니 보고 싶다.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

 

 

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로

 

아!

 

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: 서술형 평가 중 5월의 시이다.

 

으으음, 처음에 이 시를 읽을 때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.

 

인터넷에 흔히 돌던 이야기같은, 시.

 

그러나 다시 읽을수록 생각나는 것은,

 

마치, 한 편의 노랫말 같다.

 

좀 오래되긴 했지만 god의 짜장면이 생각난다.

 

그 god 전성기때는 우리보단 한세대 앞이라 (그래도 팬은 많다) 내가 초등학생 때 나온노래이지만

 

대충 분위기가 비슷한듯.

 

그리고 특이 한 점은 구성이랄까.

 

이어지는 행끼리 띄어놓고, 이어지지 않는 행끼리 붙여놓고,

 

그리고 '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'라는 행은 운율 형성.

 

시를 보는 감각이 떨어지는 나에게는 이것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.

 

시험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나. ㅎㅎ (암기 시험이긴 하지만..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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